무릎 통증 치료는 단계가 중요합니다
무릎이 아프다고 한 가지 치료로 해결되는 일은 드뭅니다. 보존 치료의 순서는 정해져 있습니다. 먼저 6~8주 동안 운동 치료로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을 강화하고, 통증이 NRS 4 이상으로 남거나 급성 염증이 뚜렷하면 주사를 더합니다. 주사 후에도 힘줄·건 부착부 통증이 남으면 체외충격파(ESWT)로 진행합니다. 이 흐름을 거꾸로 가거나 단계를 건너뛰면 회복이 불완전한 채 마무리되기 쉽습니다.
저는 산재 현장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0년 넘게 공장과 건설 현장을 다녔습니다. 새벽부터 철근 위에 올라가는 분들, 같은 자세로 하루 열두 시간 서 있는 분들을 진료하며 무릎 통증은 통증 부위만 볼 일이 아니라는 점을 자주 확인했습니다. 일하는 자세와 하중, 회복 시간을 함께 봐야 합니다.
문제는 환자 입장에서 자기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운동만 6개월 매달리다 통증이 더 심해진 분도 있고, 첫 진료부터 주사를 요청하는 분도 있습니다. 단계는 통증 강도, 영상 소견, 병변 위치 세 가지가 함께 결정합니다.
어느 단계부터 시작할지 결정하는 기준
치료 단계를 정하기 전에 통증의 성격부터 짚어야 합니다. 갑자기 다친 뒤 시작된 급성 통증인지, 몇 달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만성 통증인지에 따라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야간에 쉬는데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무릎이 붓고 열감이 있다면 단순 근육 피로가 아닙니다. 연골, 반월판, 힘줄 중 어디에 구조적 손상이 있는지 영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관절 내부 문제와 힘줄·건 부착부 문제는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연골과 반월판 같은 관절 안쪽 병변에는 운동과 주사가 우선이고, 슬개건이나 장경인대 같은 관절 바깥쪽 힘줄 병변에는 체외충격파가 더 빨리 검토 대상으로 올라옵니다. 이 구분을 안 하고 무작정 같은 치료를 반복하면 시간만 흘러갑니다.
OARSI와 ESCEO 2019 가이드라인은 무릎 골관절염 비수술 치료의 핵심 축으로 환자 교육, 구조화된 운동, 체중 감량을 공통으로 꼽습니다(Arden et al., 2021). 약물이나 주사는 운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 위에 더하는 것입니다.
첫 단계, 운동 치료 —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이 핵심
운동 치료는 단순히 "걷기 많이 하기"가 아닙니다. 무릎을 직접 지지하는 두 근육, 즉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과 뒤쪽의 햄스트링을 단련해 관절면에 실리는 충격을 분산시키는 것입니다. 이 두 근육이 약해지면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연골 부담이 커집니다.
운동 강도는 통증 척도로 정합니다. NRS(0~10점) 기준 4점 이하라면 수중 운동, 실내 자전거, 평지 보행처럼 관절 충격이 적은 활동부터 시작합니다. 4점을 넘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부하를 늘리면 염증이 더 자극되기 쉽습니다. 누운 자세에서 다리 들기, 의자에 앉아 무릎 펴기처럼 체중 부하 없이 근육만 자극하는 동작이 비교적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치료 반응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패턴인데, 통증이 심하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생각해 한 달 이상 거의 움직이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근육은 생각보다 빨리 빠집니다. 2~3주만 쉬어도 대퇴사두근 단면적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통증을 키우는 고강도 활동은 줄여야 하지만, 근력 운동 자체를 멈추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통증이 있는 범위 안에서 견딜 수 있는 동작부터 유지하는 것이 낫습니다.
운동을 6~8주 꾸준히 했는데도 통증 점수가 4 이상으로 남으면, 운동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구간이라고 봅니다. 이때 다음 단계를 고민합니다.
운동으로 부족할 때 — 주사 치료의 자리
주사 치료는 운동을 보조하는 수단입니다. 급성 염증이나 관절 내 삼출이 뚜렷해서 운동 자체가 어려운 상태일 때, 일단 통증과 부종을 가라앉히고 운동을 재개할 수 있게 돕습니다. 치료 반응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는 급성 염증과 삼출이 뚜렷할 때 단기 통증 억제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일부에서 빠른 반응이 관찰될 수 있지만, 같은 부위에 반복하면 연골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연간 사용 횟수를 제한합니다. 보통 3~4회를 넘지 않습니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관절액의 윤활 성분을 보충하는 개념으로, 중등도 골관절염에서 일부 가이드라인상 조건부로 검토됩니다. 다만 가이드라인마다 권고 수준에 차이가 크고, 일부에서는 사용을 권고하지 않기도 합니다.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권하지는 않으며, 관절 상태와 증상 패턴을 보고 결정합니다.
약물 치료를 함께 쓸 때는 국소 외용제(바르는 NSAID)가 우선 선택지입니다. 192건의 무작위 시험을 묶은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 국소 디클로페낙 70~81mg/일은 무릎 골관절염 통증 감소가 보고되었고, 전신 흡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전신 부작용 위험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da Costa et al., 2021). 같은 분석에서 경구 NSAID는 일부 제형에서 통증 감소가 보고되었으나 위장관·심혈관 부작용으로 중단하는 경우가 높은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피오이드는 통증 감소 폭에 비해 부작용 위험이 크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경구 약물을 장기간 쓰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PRP(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는 환자 본인 혈액에서 혈소판 농축 성분을 추출해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기초 연구에서 조직 회복 기전이 제시되고 있지만 임상 결과는 환자마다 편차가 큽니다. 솔직히 모든 경우에 권할 수 있는 치료는 아닙니다. 영상 소견과 병변 위치를 보고 선택지로 검토합니다. 초음파 유도 주입이 시술 정밀도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주사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관절 내부 염증에는 일부 반응이 보고되지만, 슬개건이나 장경인대처럼 관절 바깥쪽 힘줄·건 부착부에 생긴 만성 병변에는 반응이 제한적입니다. 이 경계를 못 보고 주사만 반복하면 시간을 잃습니다.
체외충격파로 넘어가는 시점 — 만성 힘줄·건 부착부 병변
체외충격파(ESWT)는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체외에서 음향 에너지를 전달하는 비침습적 시술입니다. 주사 치료 후에도 힘줄과 건 부착부 통증이 남거나, 초음파 검사에서 만성 힘줄 변성 소견이 확인될 때 진입합니다.
작용 기전은 힘줄 조직에 물리적 자극을 가해 혈류 개선, 성장인자(VEGF, TGF-β 등) 분비 촉진, 통증 관련 신경 감작 억제, substance P 감소, 조직 재형성 과정에 관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중요한 것은 ESWT가 관절 연골 자체를 회복시키는 치료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관절 내부 문제보다 힘줄·건 부착부에 만성 병변이 남아 있을 때 우선 검토하는 카드입니다. 치료 반응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임상에서 자주 적용하는 부위는 무릎 앞쪽의 슬개건과 무릎 바깥쪽으로 길게 내려오는 장경인대(IT band)입니다. 점프 동작에서 자주 보이는 슬개건증, 달리기 후 무릎 바깥쪽 통증이 반복되는 장경인대 증후군처럼 힘줄·섬유띠 주변 조직의 만성 자극이 통증의 중심일 때 선택지로 올라옵니다.
통상 3~6회를 한 단위로 잡고, 주 1~2회 간격으로 시행한 뒤 반응을 평가합니다. 연골 손상이 중심인 병변에 ESWT만 적용하면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술 전 병변 위치를 정확히 짚는 것이 먼저입니다.
보조적으로 경피신경전기자극(TENS)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381건의 무작위 시험을 묶은 메타분석에서 TENS는 시술 중·직후 통증 강도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중등도 수준의 근거가 보고되었고, 중대한 부작용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Johnson et al., 2022). 단독 치료라기보다 운동과 주사·ESWT 사이를 이어주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단계 사이에서 흔히 생기는 실수
가장 흔한 패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통증이 조금 줄었다고 주사나 체외충격파를 곧바로 중단하는 경우입니다. 회복이 불완전한 채로 끝나기 쉽습니다. 다른 하나는 운동 없이 주사만 반복하는 경우입니다. 근력 강화라는 근본 단계를 건너뛰면 같은 자리에 같은 통증이 다시 옵니다.
치료 목표는 통증 점수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관절 기능을 되찾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OARSI·ESCEO 가이드라인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점도 결국 운동과 체중 관리가 다른 모든 치료의 토대라는 것입니다(Arden et al., 2021). 주사도 ESWT도 이 토대 위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통증이 사라진 뒤에도 근력 운동을 유지해야 합니다.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은 2~3주만 쉬어도 약해집니다. 일주일에 2~3회, 20~30분 정도의 근력 운동을 루틴으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체중이 1kg 늘면 무릎에 실리는 부담은 그보다 몇 배 커진다는 점도 기억해둘 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운동 치료는 얼마나 해봐야 효과를 판단할 수 있나요?
보통 6~8주가 기준이다. 이 기간 동안 통증 점수 변화와 일상생활 기능 회복을 함께 본다. 4주 차에 통증이 전혀 줄지 않는다면 운동 강도나 종목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니, 처방을 다시 조정한다. 8주가 지났는데도 NRS 4 이상이 유지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일 년에 몇 번까지 맞을 수 있나요?
같은 무릎 관절에는 연 3~4회를 넘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복 주입은 연골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한 번 맞고 3개월 안에 통증이 다시 심해진다면, 주사를 더 맞기보다 영상 검사를 다시 해서 병변 자체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낫다.
체외충격파는 아픈가요? 회복 기간이 필요한가요?
시술 중에는 두드리는 듯한 자극이 있고 부위에 따라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강도는 조절 가능하다. 시술 후 일상생활은 바로 가능하지만, 시술 당일과 다음 날은 격렬한 운동을 피하는 게 좋다. 한 회기로 끝나지 않고 3~6회 반복하면서 반응을 본다.
운동, 주사, 체외충격파를 동시에 받아도 되나요?
병행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주사로 급성 염증을 가라앉힌 뒤 운동을 재개하고, 힘줄 병변이 남아 있으면 ESWT를 더하는 식이다. 다만 각 치료의 회복 시점과 부작용을 고려해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같은 날 모든 시술을 한꺼번에 받는 건 권하지 않는다.
수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은 언제인가요?
보존 치료를 6개월 이상 충실히 진행했는데도 통증과 기능 저하가 일상을 흔드는 수준이라면 수술적 평가가 필요하다. 영상에서 진행성 연골 소실, 반월판 큰 파열, 관절 변형이 확인된다면 더 일찍 정형외과 협진을 권하기도 한다. 다만 수술 전 보존 치료를 충분히 거쳤는지가 수술 후 만족도에도 영향을 준다.
최종 업데이트: 2026-05-26
본 내용은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ferences
- Arden, N. K., Perry, T. A., Bannuru, R. R., et al. (2021). Non-surgical management of knee osteoarthritis: comparison of ESCEO and OARSI 2019 guidelines. Nature Reviews Rheumatology, 17(1), 59–66. https://doi.org/10.1038/s41584-020-00523-9
- da Costa, B. R., Pereira, T. V., Saadat, P., et al. (2021). Effectiveness and safety of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and opioid treatment for knee and hip osteoarthritis: network meta-analysis. BMJ, 375, n2321. https://doi.org/10.1136/bmj.n2321
- Johnson, M. I., Paley, C. A., Jones, G., et al. (2022). Efficacy and safety of 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 (TENS) for acute and chronic pain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381 studies (the meta-TENS study). BMJ Open, 12(2), e051073. https://doi.org/10.1136/bmjopen-2021-05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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